미국과 유럽은 포스트모던 사회를 지나며
그 폐해를 이제 알기에 이러한 정책적 시도를 하겠지만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여전히 '자유'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에 학교 재량으로 부분적 시행은 할 수 있겠지만
국가정책으로 시도는 불가하지 않을까 싶다....
호주, 약 14~16세 SNS 사용 연령 제한 움직임
국내에선 조정훈 의원, 'SNS 안전지대 3법' 발의
디지털 기기 7시간 이상, 대뇌피질 두께 얇아져
허위 정보와 유해 콘텐츠가 난무하자 SNS 사용 연령 규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부모 동의 없이 중독성 있는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을 제정했습니다.
2027년부터 시행될 이 법은 학기 중인 아이들에게 주중 오전 0시∼6시, 오전 8시∼오후 3시에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에게 SNS 알림을 보낼 수 없도록 했습니다. 또 미성년자 SNS 계정의 기본 설정을 비공개로 설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호주에서도 약 14~16세로 SNS 사용 가능한 최소 연령 설정에 나섰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세로 제한해야 한다고 EU에 제안했습니다. 영국에선 유해 콘텐츠 미단속 시 SNS 회사 전 세계 매출 중 최대 10% 벌금 부과 법안을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진=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한국도 빨리 도입됐으면” “인스타는 청소년에게 진짜 유해하다. 법적으로 꼭 금지시켜야 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게임이랑은 문제가 좀 다른 부분이다. SNS랑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넷방송 같은 건 어느 정도 나이가 차기 전엔 좀 제한시키는 게 맞는 거 같다.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 글이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배워서 하는 애들이 너무 많다” “부정적인 요소가 미미하다면 모를까 워낙 큰 편이라 핸들링이 필요하다. 오늘날 자율에 부정적 요소가 난무함은 우리 사회의 지속적 안정성을 위해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는 ‘우리 아이 SNS 안전지대 3법’ 발의가 돼 있는데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6세 미만 청소년 SNS 일별 사용 한도·알고리즘 사용하기 위해 친권자 동의 받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교육부가 청소년의 SNS 중독 예방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 등의 내용을 발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기 SNS 사용 규제는 전 세계적인 흐름인 걸까요?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아동·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 사회 문제가 된다는 것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현상”이라며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환이기 때문에 (SNS 사용 규제 흐름은) 점점 더 퍼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교육 현장에 실제 도입될 경우에 대해 장 위원장은 “학생 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학생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청소년들이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상황에 대해 규제하는 큰 방향성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측도 SNS 사용 연령 규제에 동의한다는 입장입니다.
김미성 학부모단체 공동 대표는 “익명성을 이유로 괴롭히는 문화도 많아지고, 최근에는 딥페이크를 놀이처럼 이용하는 경우도 발생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학생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되지만, 본질은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조절 능력이 생길 수 있도록 교육부, 학부모 인식, 사법적 제재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 시각도 제기됐습니다.
한 교사는 “교육부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한 AI 기반 교육을 추진하고 있지 않나”라며 “수업 자체 도구로도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데 다른 시간에는 그걸 사용하지 말라는 말이 과연 학생들에게 설득력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동·청소년기 스마트폰 의존도가 뇌 발달에 도대체 어떤 영향을 주는 걸까요.
미 국립보건원 소속 가야 다울링 박사는 아동 총 1만 1,000명을 상대로 스크린타임의 영향을 조사하는 10년 단위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018년 9~10살 미국 어린이 4,500명을 대상으로 두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디지털 기기를 하루 7시간 이상 사용하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대뇌피질 두께가 얇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뇌피질은 1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 이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데, 또래보다 피질 두께가 줄어든다는 것은 집중력·충동억제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SNS에 따른 디지털 자극은 집중력·기억력 시스템을 저하하고 뇌 발달상 악영향을 미친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폭넓은 사고력, 가치관을 형성해야 하는 시기에 집단 속에 매몰된다.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것 또한 전인적인 발달에 심각한 손상으로 인격적으로 취약한 인간이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기업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신 교수는 “플랫폼 제공업자들은 청소년과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알고리즘 또는 치료 시설 건립 등 회사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하는지 국가가 허가해서 심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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