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교회사역이야기/꿈꾸는교육공동체

[스크랩] "아들아 학교서 싸우면 사과하지 말고, 반성문은 거부해라"

꿈꾸는꼬목사 2024. 9. 27. 16:18

아이들에게 기준을 가르친다는 것
그리고 잘못에 대해 징계를 한다는 것!
그것은 교육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아이의 삶의 방향을 결정해주는 것이다.
학교에서 징계받지 않는 아이는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계속 나만 주변이 힘들게 한다고 말하리라.....



 

 

▲ 윤미숙 교사노조연맹 부위원장

"자녀들 초중고 생활기록부에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주의가 산만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은 채 딴짓한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이런 학생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지 못하고, 좋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윤미숙(44) 교사노조연맹 제2부위원장 겸 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이달 2일과 4일 세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학생에 대해 사실대로 생기부에 작성하면 교감과 교장 선생님이 수정하라고 한다"면서 "일선 선생님으로서도 학부모의 민원을 받는 것보다는 그냥 좋게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선생님은 잘못한 학생에게 사과하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반성문 쓰라는 말도 못 한다"면서 "이는 아동학대로 신고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윤 부위원장은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성찰적 글쓰기를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권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부위원장은 "2010년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폭행한 '오장풍 사건'을 계기로 학생 인권조례가 제정됐다"면서 "그 이후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고, 선생님을 무시하고, 조롱해도 교사는 이를 저지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학생의 인권과 선생님의 교권이 균형을 이루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교육청 공무원들은 자기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느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부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성장한 윤 부위원장은 부산교대를 졸업한 뒤 2004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2020년 부산교사노조 창립위원장에 이어 2021∼2022년 2대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작년에는 전국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 겸 대변인, 올해부터 교사노조연맹 정책실장 겸 제2부위원장, 전국초등교사노조 수석 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순직 대전용산초 선생님의 1주기 추모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

다음은 관련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Q. 지금은 학교에서 체벌은 완전히 사라졌나?

A. 2010년 '오장풍 사건'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오 모 교사는 아이들을 폭행해 날려버린다고 해서 오장풍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당시 오 교사가 아이들을 때리는 영상이 공개돼 사회문제가 됐고, 이때부터 학교 체벌이 금지됐습니다.

Q. 오장풍 사건 이후로 학생 인권조례 제정이 시작됐나?

A. 그렇습니다. 학생 인권이라는 이름 뒤에 교권 추락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교사를 무시하는 발언과 조롱하는 행동을 해도 교사들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수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업 방해는 심각했습니다. 학생 인권을 지나치게 우선시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Q. 요즘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반성문 쓰라는 말도 못 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A. 가능하면 그런 말을 안 합니다.

Q. 왜 안 하나?

A.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잘못했음을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이어서 인권 침해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반성문이라고 하지 못하고 '성찰적 글쓰기'라고 합니다.

Q. '성찰적 글쓰기'는 반성문과 무엇이 다른가?

A. 학생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자율적으로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강압적으로 "네가 잘못했으니까 쓰라"고 하는 게 아니라 "네가 잘못한 것 같지 않니?. 무엇을 잘못했을까?"라고 하면서 쓰기를 유도합니다. 반성문은 잘못한 것을 전제로 하지만 성찰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Q. 초등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싸웠을 때 사과시키는 것은 어떻게 하나?

A. 과거에는 선생님들이 사과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요즘은 그게 안 됩니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사과하지 말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과하면 잘못을 인정한 셈이어서 학폭위가 열렸을 때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사과하라고 한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Q. 잘못한 것을 말해주지 않으면 아이한테도 바람직한 것은 아닐 텐데?

A. 그런 점에서 학생 생활기록부도 문제입니다. 어떤 아이는 수업 시간에 주의가 산만하고, 선생님 지시에 잘 따르지 않은 채 딴짓을 합니다. 그게 그 아이에 대한 팩트인데, 생활기록부에는 그렇게 적으면 안 됩니다. 호기심이 왕성해서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고 해야 합니다.

Q. 왜 그래야 하나?

A. 생기부에는 부정적 표현을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쓰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내용이 있으면 교장과 교감 선생님이 고치라고 합니다.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표현을 가능하면 하지 않게 됩니다.

지난 2023년 9월 4일 열린 순직한 서울 서이초 선생님의 49재 추모식

Q.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교장과 교감 선생님이 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A. 아동학대 신고자로는 학부모가 가장 많습니다. 교감과 교장 선생님 등 관리자도 많이 신고합니다. 학생 본인이 신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왜 교감과 교장 선생님이 교사를 신고하나?

A. 자기 진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신고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면 교감이 교장 되고, 교장은 연임하는 데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Q. 관련 사례가 있나?

A.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학생이 학폭을 당했다고 해서 선생님은 여러 가지로 그 학생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여동생이 어머니한테 그 과정을 잘못 설명했습니다. 어머니는 그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면서 교감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그 교감 선생님은 진위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 선생님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습니다.

Q. 교감 선생님은 무슨 근거로 신고했다고 하나?

A. 교감 선생님은 "학부모가 아동학대 이야기를 꺼냈으면 뭔가 의심할만한 게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내가 그 이야기를 들은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다. 나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이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의심 정황도 없는데, 학부모 말만 듣고 무조건 신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습니다.

Q. 교감 선생님은 교사에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도 신고한 것인가?

A. 그 교감 선생님은 해당 교사에게 "선생님은 아무 잘못한 것이 없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말했는데, 잘못이 없다고 판단되면 신고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 교감 선생님은 더 황당한 말도 했습니다. "선생님을 아껴서 먼저 신고했다"라고 했습니다.

Q. 담당 교사는 큰 충격을 받았을 듯한데?

A. 그분은 학부모보다 그 교감에 대해 더 분노했습니다. 학교의 관리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Q. 수사 결과는 어떻게 됐나?

A. 선생님은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경찰, 교육청, 지자체에 끌려다니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범죄자로서 수사받은 것입니다. 이 일은 올해 초에 일어난 일입니다. 작년 하반기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Q. 작년 하반기 초중등교육법에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들어갔는데, 이 조항의 효력은 없나?

A. 선제적으로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에는 미흡합니다. '정당한'이라는 말이 주관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는 교사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은 활동이라고 주장하면서 트집을 잡아 고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선생님은 잘못이 없더라도 경찰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봅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교육감의 의견 청취가 새로 생겼지만, 학부모의 신고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승산 가능성이 없더라도 교사를 괴롭힐 목적으로 신고하기 때문입니다.

Q. 선생님이 억울하게 모함당할 경우 무고죄로 학부모를 고발하면 안 되나?

A. 선생님이 도의상 학생이나 학부모를 무고죄로 고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현행법은 아동학대 의심 정황만 있어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가 "아동학대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면 무고가 되기 어렵습니다. 아동학대는 무고죄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동학대에서 무고죄는 성립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Q. 학부모들이 교사를 민원으로 괴롭히는 일이 서이초 사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나?

A.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과 2학년 아이들이 4교시만 하는 날이 있습니다. 이런 날은 점심을 먹고 집에 갑니다. 아이들에 따라서는 빨리 먹기도 하고 늦게 먹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밥 먹은 사람은 각자 집에 가라고 합니다. 어떤 학부모는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점심시간도 엄연히 수업 시간인데 교사가 그 시간을 모두 채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학부모는 국민신문고와 교육청 게시판을 통해 선생님을 비난했습니다.

Q. 교무실로 전화하는 학부모도 많은가?

A. 어떤 학부모들은 자기 전화번호를 숨기기 위해 발신 번호 제한으로 전화를 합니다. 누구 어머니시냐고 물으면 "누군지는 알려고 하지 말라"고 합니다.

Q. 그렇게 전화하는 사람의 민원 내용은 타당성이 있나?

A. "체육 전담 교사가 체육활동을 다양하게 하지 않고 피구만 한다" 등의 내용으로, 객관적 사실과 다른 경우가 꽤 있습니다. 어머니가 말하는 내용은 아이한테 들은 것인데, 아이들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담임인 나한테 와서는 "선생님 몇 살이에요?, 결혼했어요?"라고 묻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나는 27살이고 결혼은 안 했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아이가 그걸 믿습니다. 내 나이는 지금 40대 중반이고, 8살 초등학생의 엄마입니다.

순직한 대전용산초 선생님의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교사단체들의 간부들

Q. 작년까지는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교사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직위 해제됐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나?

A. 작년까지는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방법은 직위를 해제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월급도 못 받고 집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서이초 사태 이후 관련 법령이 개정돼 올해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학교에 못 나오는 교사가 많습니다.

Q. 왜 학교에 못 나오나?

A. 선생님이 병가나 연가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아동학대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해당 아이를 마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Q. 굳이 아이를 피할 필요가 있나?

A. 교사의 입장에서도 아이를 마주 보면서 뭔가 말을 하면 문제가 더욱 커질 소지가 있습니다. 이러니 아이를 피하게 됩니다. 병가를 마치면 담임을 교체하게 됩니다. 중고교의 경우 같은 교과 안에서 조정을 합니다. 예를 들어 2학년 국어를 맡다 1학년 국어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Q. 이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바꿔서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Q.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각 학교에 민원 대응팀을 구성해 학부모 민원을 담당하라고 했는데, 잘 운영되고 있나?

A. 민원 대응팀은 주로 교감과 교장 선생님, 생활지도부장, 교무부장 등으로 구성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상당수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민원 대응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릅니다.

Q. 왜 그런가?

A. 교감과 교장 선생님은 자기들이 민원을 맡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소극적 모습을 보입니다. 교육청은 학교의 민원 대응팀 가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그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걸 확인해서 문제가 있으면 지도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귀찮아서 안 하는 듯합니다.

Q. 법률을 잘못 만든 국회의원들, 역대 교육부와 교육청 등 교육 당국, 교장과 교감 선생님 등 관리자 중 책임을 지고 사퇴하거나 진정한 사과를 한 사람이 있나?

A.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법률을 제대로 고쳐야 하는데, 아직도 교사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현실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Q. 학생인권특별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권리와 의무에 균형이 있어야 합니다. 야권 일각이 추진하고 있는 이 법은 학생의 권리만 잔뜩 나열해 놓고, 학생의 책임은 제한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권리와 권리가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책임과 의무도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망각하고 있습니다.

Q. 정치권과 교육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A.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관련 법령에서 시작됩니다. 국회의원들은 현장 교사들의 말을 정확히 듣고 법률에 반영해야 합니다. 교육부와 교육청 행정 당국도 그동안 시행한 조치들이 학교에서 잘 작동하는지 점검해서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그것이 당국의 기본적 책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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