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을 하면서 제일 많이 한 것은
장례식이 아니라 결혼식이다.
정말 수 많은 커플들과 함께 했다.
잘 살고 있겠지?
그들을 만나 결혼을 준비하면서 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결혼이 진행되면
양가의 상처와 아픔이 드러나게 된다고....."
건강한 가정은 없다.
각자의 아픔과 상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
그런데 그것이 드러나는 시간이
바로 자녀의 결혼이다.
그 때가 되면 부모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난다.
어느 정도 묵인하면서 만들어진 '안정' 속에서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힘들게 만든 '안정'이 흔들리고 깨어진다.
그러면서 가라앉았던 부모의 상처와 아픔이 모두 드러난다.
그 시간에 부모는 감정적이 된다.
자신도 이해 못하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고,
자녀들은 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또 다른 갈등이 생긴다.
결혼의 시작은 언제나 '부모를 떠나'이다.
부모도 자녀를 떠나보내야 하고,
자녀도 부모를 떠나야 한다.
그럴 때 가정이 시작되고, 만들어진다.
서로가 떠남의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자녀는 부모를 더 사랑하고 존중하며,
부모 역시도 그 사랑을 더 깊이 누리게 된다.
서로를 존중하는 '건강한 거리'가 만들어진다.
몇 년전에 결혼예배를 인도했던 어떤 가정에서
어머니가 아들을 심정적으로 떠나 보내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아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며느리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떠나보내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모두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부모가 자녀를 떠나보낼 때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은
부모의 아픔이 자녀에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떠나보내지 않으면 부모의 아픔은 자녀에게 그대로 흘러간다.
왜냐하면 삶은 패턴이며, 습관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아픔이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떠남'과 '떠나보냄'은 아프지만 서로에게 축복이다.
그 빈 공간을 하나님께서 채워가시며,
그 빈 공간으로 인해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처음 결혼예배를 인도했던 부부부터
기억하며 기도해야겠다.
잘 살아주기를...!!
시간이 갈수록 더 아름다운 가정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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