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관심은 세계관, 스토리이다.
그것을 교회와 학교 가운데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교회보다 학교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도 있다.
세게관을 계임을 통해 구현되고, 플레이를 통해 실현된다.
설레는 말이기도하다!!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 역할의 유무’다. 게임 캐릭터는 스토리의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게임 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매개체’다. 감정 이입 대상의 역할만 수행하는 다른 콘텐츠의 캐릭터와는 기능적으로 다르다.
게이머는 게임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게임 세계를 경험한다. 일종의 대리 만족이나 대리 체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게임의 세계는 ‘게이머가 경험하고 싶은 세계’다. 오직 그 게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세계일수록 매력적인 게임이 된다.
게임의 세계관엔 게이머의 로망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이 현대인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다. 시대 선택에 따라 제작 난이도가 결정된다. 예컨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웹소설과 웹툰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적은 현대물이라는 점이다. 특히 드라마라면 현대물이어야 협찬받기 쉽다.
그러나 게임의 경우, 일단 만들기로 한 이상 세계관에 따른 제작비 차이는 크지 않다. 어차피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하므로 게이머가 가장 좋아하는 세계관으로 게임을 만들면 된다. 많은 게이머가 경험하고 싶어 하는 세계는 다양한 종족, 마법, 저주, 예언, 특별한 무기, 드래곤처럼 개성 넘치는 몬스터 등이 등장하는 세계다.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중세 판타지가 세계관인 게임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그 세계관을 좋아하는 게이머가 많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세계관은 그 자체만으로 게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라이즈 제로 던’이다. 2주 만에 260만 장이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독특한 세계관 덕분이다. 이 게임 속 인류는 기술력을 상실하고 고대 원시 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까지는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같다. 다른 점은 이 세계에 고도로 진화한 기계 생명체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기계 생명체와 인류가 공존하는 원시 시대’라는 새로운 경험이 탄생한 것이다. 덕분에 게이머의 반응은 뜨거웠고, 2019년 3월 기준 세계 판매량 1000만 장을 돌파했다.
‘호라이즌 제로 던’. 사진 게릴라 게임스
게임뿐 아니라 제작사까지 좋아하게 만드는 게 세계관
게임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제작사는 블리자드다.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는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오버워치’만의 특별함 중 하나도 세계관이다. 물론 세계관이 뛰어나다고 해서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블리자드의 성공 사례를 보면 세계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블리자드는 세계관 덕분에 여기에서 확장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게임이다. RTS(실시간전략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16년 6월 기준 누적 매출이 13조원에 달한다. CCG(카드 수집형 게임)인 ‘하스스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제작비가 40억원이었던 하스스톤의 2016년 연 매출이 4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원래 하스스톤 같은 CCG는 게임 규칙을 이해하기 어렵고, 카드에 등장하는 캐릭터, 마법, 몬스터, 용어 등 복잡한 요소들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하스스톤’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마법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이미 등장했던 요소들이다. 그래서 게이머는 ‘하스스톤’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CCG라는 장르 입문자가 늘면서 장르 저변이 넓어졌다.
블리자드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준 것도 세계관이다. 게이머 사이에서 블리자드는 ‘장인정신을 가진 게임 회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게임을 잘 만들기도 하지만, 블리자드만큼 세계관에 공을 들이는 게임 회사가 없다는 것이다. ‘오버워치’ 같은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에서 세계관이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그런데도 블리자드는 정교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했다. 해마다 열리는 블리즈컨(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주요 게임들을 홍보하기 위해 주최하는 컨벤션)에 전 세계 게이머가 모여들고, 이 행사에 열광하는 이유도 블리자드가 만들어낸 세계의 매력 때문이다. 그들은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도 좋아하지만, 블리자드라는 회사 자체를 좋아한다. 그 원천은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 사진 레노보
VR·AR 게임 시대에는 세계관 더 중요해져
국내에서 만든 게임 중에는 ‘태초에 신이 있었다…’와 같은 거창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게임이 많다. 물론 세계관은 거창해도 된다. 문제는 세계관을 게임에서 전혀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세계에 신이 존재한다면 게이머가 플레이하는 시점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그러나 오프닝이나 홈페이지에서만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 생각보다 많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에서 만든 ‘아키에이지’와 ‘테라’다. ‘아키에이지’는 전민희 작가가 참여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 게임을 제작하는 데 소설 8권 분량의 텍스트 작업이 병행됐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방대한 세계관을 게임에서 찾기는 어렵다. ‘테라’는 로딩 화면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로 세계관을 보여주지만, 정작 게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두 게임 모두 텍스트로만 세계관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게임의 세계관만 본다면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그러나 게임은 소설이 아니다. 스토리는 텍스트가 아닌 플레이로 전달돼야 한다. 게임에서 세계관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적었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에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두 게임이 충분히 성공을 거둔 게임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세계관의 완성도까지 높았다면 IP(지식재산) 가치는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모바일로 ‘아키에이지’와 ‘테라’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높은 인지도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앞으로 게임에서 세계관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생각하면 더 그렇다. VR·AR(가상·증강현실) 게임이 아직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VR·AR 게임 시대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VR·AR 게임의 특징은 캐릭터라는 매개체가 사라지고, 게이머가 게임 캐릭터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였다.
그런데 이제 게임에서 캐릭터가 사라지고, 게이머가 캐릭터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가 경험하는 공간인 세계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포켓몬고’가 흥행한 이유는 포켓몬 트레이너가 돼서 현실에서 포켓몬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드래곤볼’과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구현한 VR·AR 게임은 이미 출시됐다. 게이머는 만화나 영화로 봐 왔던 세계에서 손오공이나 제다이 기사가 될 수 있다.
이런 시도는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왕좌의 게임’의 드로곤(극 중에 등장하는 용)을 타고 ‘드라카리스!(용에게 불을 뿜으라고 지시할 때 쓰는 말)’를 외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이진희 놈게임스토리 대표
출처 :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0&t_num=13607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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