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이런저런 이야기/INSIGHT

망설이는 호랑이는 침을 쏘는 벌보다 못하다

꿈꾸는꼬목사 2020. 8. 3. 17:11

 

 

탄둔은 '와호장룡'이라는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지휘자이다. 그는 미국에 간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돈을 벌었다.

탄둔은 한 흑인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운 좋게 노른자 자리인 은행 입구를 차지해 연주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녀서 탄둔과 흑인 바이올리니스트는 날마다 꽤 짭짭한 수입을 올렸다. 탄둔은 한동안 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흑인 바이올리스트와 헤어지고 그간 모은 돈으로 음대에 진학했다. 음대에 들어간 탄둔은 음악의 대가들과 연주 기술이 뛰어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혼신을 다해서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적 소양과 연주 기술을 키웠다.

10년 뒤에 탄둔은 유명한 음악가가 되었고, 우연히 예전에 연주하던 은행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여전히 거기에서 연주하는 흑인 친구를 만났다.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연주하는 흑인 바이올리니스트를 보고 탄둔이 다가가서 인사하자 그가 반갑게 물었다.

"헤아 틴! 오랜만이야. 요새는 어디에서 연주해?"

탄둔이 유명한 콘서트홀의 이름을 대자 흑인 바이올린니스트가 그새를 못 참고 물었다.

"거기 입구에는 사람이 많아?"

탄둔이 작게 말했다. 

"응, 장사가 그럭저럭 잘되는 편이야"

탄둔은 흑인 친구에게 자신이 이제는 거리가 아니라 콘서트홀에서 연주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은 두 사람에게 큰 차이를 만들었다. 흑인 바이올리니스트는 탄둔과 똑같이 바이올린을 연주했지만 돈을 버는 것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옛 말에 "망설이는 호랑이는 침을 쏘는 벌보다 못하고, 움직이지 않는 준마는 천천히 걷는 노마보다 못하고, 요순의 지혜가 있어도 말하지 않으면 말 못하는 자의 손짓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