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Mosaic Life/INSIGHT

[기사] "한국은 지금 세계 최악의 문화전쟁중"

꿈꾸는 꼬목사 2021. 7. 1. 15:29

세계 28개국 성인 대상 조사 결과
10명 중 9명 "진보-보수 갈등 상당"
12개 갈등 항목 중 7개서 전체 1위

여의도에서 열린 극우보수단체들의 집회.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문화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로 조사됐다.

문화전쟁이란 한 국가 내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계층, 소득이나 자산, 연령, 성, 종교, 인종, 지역 등이 서로 다른 집단 사이의 충돌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정책연구소가 전 세계 28개국 성인 2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12개 갈등 항목 중 진보-보수 갈등을 포함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7개 항목에서 한국인들이 느끼는 문화전쟁 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문화전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과 관련해, 한국인들은 열명 중 거의 아홉명(87%)이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답변해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겪으며 심한 정치적 갈등을 보였던 미국의 85%보다 높은 것이다. 한국에 이어 칠레(86%)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들의 이런 이념 갈등은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들간의 갈등(91%)에 그대로 반영됐다.

일본인과 중국인들은 진보-보수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각각 39%, 37%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건 이주민·인종 갈등 2가지뿐

한국은 부유층과 빈곤층 간 갈등(91%), 남성과 여성 간 갈등(80%), 젊은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80%), 대졸자와 비대졸자 간 갈등(70%), 종교 간 갈등(78%)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1위가 아닌 나머지 5개 항목 가운데 사회 계층 간 갈등(87%, 2위), 도시와 농촌 간 갈등(58%, 3위), 대도시 엘리트와 노동자 간 갈등(78%, 3위) 3개 항목도 전체의 2~3위로 역시 최상위권이었다.

한국인들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느끼는 갈등은 토착민과 이주민 간 갈등(66%, 15위), 인종 간 갈등(67%, 11위) 두가지 뿐이었다.

인종 갈등에선 미국이 83%로 1위를 차지했고, 토착민과 이주민 간 갈등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89%로 1위였다. 칠레는 대도시 엘리트와 노동자 간 갈등(84%), 사회 계층 간 갈등(88%), 부유층과 빈곤층 간 갈등(91%, 한국과 공동 1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농촌과 도시 간 갈등에선 페루가 66%로 1위였다.

미국 극우보수단체의 집회. 위키미디어 코먼스

세계 전체로는 부유층과 빈곤층 갈등이 최고

한국인들은 다만 문화전쟁의 결과로 신문, 방송 등 미디어를 접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의 나라가 쪼개져 있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선 전체 8위에 그쳤다. 전체의 절반이 안되는 4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 부분에선 남아공(58%)과 인도(57%), 미국(57%) 세 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최소 10%포인트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조사 대상 국가 전체로는 12개 갈등 항목 중 부유층과 빈곤층 간 갈등이 첫손에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빈부 계층간 갈등이 상당히 있다고 답변했다. 그 다음으로는 지지 정당 간 갈등(69%), 사회 계층 간 갈등(67%), 이주민과 토착민 간 갈등(66 %) 차례였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2월23일부터 2021년 1월8일 사이에 입소스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다. 입소스는 설문 데이터는 각국의 인구 구성을 반영해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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