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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우리 교회 권사님께서 친구 남편이 '암'으로 입원했다고 병원 심방을 요청하셨다. 일정을 정하고 병원심방을 갔는데, 병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남편분은 고개를 돌리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으셨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저는 고형욱 목사입니다"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 "필요 없어. 나는 예수 안 믿어. 교회 안 다녀…" "아버님, 교회 다니라고 온 거 아니에요. 예수 믿으라고 온 거 아니에요" "안 다녀, 안 믿어. 더 이상 오지마" 그리 말씀하시니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그 아버님의 손을 꽉 잡았다. 그때부터 거의 30분간 서로 한 마디도 안하고 남자끼리 손만 잡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정말 친한 사이처럼 보였을 것 같다. 가야 할 시간이 되어 외면하는 아버님을 위해 기도해 드리고 병원에서 나오는데 그 순간까지 한마디도 안 하셨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병원에 다시 갔다. 병실에 들어갔더니 나를 보시고는 저번과 똑같이 고개를 돌리셨다. "그만 와. 더 이상 오면 내가 미안해. 안 믿고, 안 갈 거니까 오지마" 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한 손에 잡을 수 있는 작은 십자가를 손에 쥐여 드렸다. "아버님 힘드시면 이 십자가 붙들고 도와달라고 하세요! 그 이야기 하러 왔어요" 그 말씀 드리고 또 30분간 서로 한마디도 안 하고 남자끼리 손만 잡고 있었다. 나중에 들었지만 내가 병실을 나가자마자 그 십자가를 집어던지셨다고 한다.
그 정도 되면 어느 정도 파악된다. 병실 문을 닫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이분은 안 되겠다! 이분은 예수님 안 믿는다. 예수님이 오셔도 안 믿는다' 그렇게 3번 정도 뵙고 난 후에 나는 잊고 있었다. 한 달 정도 지나 점심식사를 하는데 그분의 아내 되는 분이 전화하셨다. "목사님! 지금 오실 수 있어요?"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남편이 병원에서 더할 것이 없어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데, 몸이 너무 아파 다시 응급실 가야 하는데, 병원에 가지 말고 그때 왔던 목사님이 보고 싶다고, 병원이 아니라 그 목사님 교회로 가자고 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아파 움직일 수 없으니 목사님이 오실 수 있냐고 연락하신 것이다. 바로 가겠다고 하고, 혹시 모르니까 부목사님께 세례기까지 준비하라고 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가니 그분은 누워 계셨다. 가족들 모두 다 각자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고 단둘이 아버님께 복음을 설명하고 여쭸다. "아버님! 예수님 믿습니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우세요?" 그랬더니 "아니. 할 거야. 하고 싶어. 그런데 무서워서 못했어" "그럼 가족들 앞에서도 하실 수 있으세요?" "할 수 있어. 하고 싶어" 그래서 가족들에게 방에서 모두 나오라고 했다. 그리고 입술에서 나오는 고백 "나는 죄인입니다. 나의 죄 때문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습니다" 아버님도 우시고, 옆에 계신 아내 분도 우시고, 가족들도 우시고, 다같이 울음바다가 되었다. 세례까지 받으셨고 한 달 있다가 하나님이 부르셔서 천국으로 가셨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교회로 돌아오는데 하나님 앞에서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다. 왜냐하면 내 마음에서는 이미 포기했었고, 내 마음에서 그분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솔직히 기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포기한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착한 일을 하고 계셨고, 내가 잊고 있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선한 일을 하고 계셨다. 내가 고개를 돌린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그분의 마음을 만지고 계셨다.
답이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그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꿈을 꾸는 이유는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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