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꿈을 꾸며

꿈을 꾼다 잠시 힘겨운 날도 있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일을 향해 나는 꿈을 꾼다

2020년에 주어진 가을

Part 5 Mosaic Life/INSIGHT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꿈꾸는 꼬목사 2020. 10. 3. 07:51

 

 

'신앙의 언어'를 '삶의 언어'로 바꾸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가 목회자이기에 이런 친구에 대한 호의(?)이 있지만
이런 친구가 정치를 하면 자기 욕심을 하나님의 뜻에 이용할 소지가 많게 된다.

신앙의 언어는 영적인 언어이다.
저런 문구는 목회자들이 사용하면 된다.
그 언어를 이 땅의 언어로 해석해야 하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의 부르심이기도 하다.

'보수'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삶의 언어로 표현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이런 저런 글을 쓸까 하다가
새물결플러스 김요한 목사님이 쓴 글이 있어서
그 글을 옮긴다.

최근 SNS상에서 논란이 된 '중앙청년위윈회' 소속 청년 몇 사람을 면직 처분했습니다.
그중 한 청년은 자기 소개글에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적시하고,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주의정신의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표기했습니다.  아마 여기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란 표현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옛날 이명박이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던 고백이 떠오르더군요.

아무튼 요즘 같이 목사란 직업(?)이 동네 개한테도 씹히는 세상에서 자신의 모친이 '목사님'이라고 당당히 밝힌 데다,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를 꿈꾼다는 표현에서 이 청년이 매우 교회를 열심히 출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란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청년은 현실 교회를 열심히 출석하며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참된 기독교가 무엇인지, 또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이 통치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아마 현재 교회 안에서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극우 성향이 청년들이 대부분 비슷할 것입니다.)
우선, 이 청년은 '하나님의 통치'를 '자유보수정신의 나라'와 동일시합니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 보수 우파(수구-극우 동맹을 포함하여)들이 지향하는 나라를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와 동일시합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는 인간의 특정한 정치 체제나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을 초월하는 나라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망하고 추구하는 사회체제를 곧잘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하고픈 유혹에 빠지지만,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는 그런 것과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좌파와 우파를 포월하는 나라입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기독교 신앙과 상관없이, 그냥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볼 때도 '자유보수주의정신'이란 문구가 이념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사회구성체적으로나 어떻게 성립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정치학 역사를 조금만 공부해도,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한 단어로 묶을 수 있는 성질의 개념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청년은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에 진중하게 더 공부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세상)'를 인간사의 구체적인 정치-사회체제와 연동시켜 정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통치가 발현될 때 그것이 인간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4:18-19 같은 말씀이 '하나님의 통치'가 드러날 때 인간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임하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된 사람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여기 보면,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란 '자유보수정신'으로 똘똘 뭉친 나라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억울한 사람, 갇힌 사람, 빼앗긴 사람들을 신원하고 위로하며 복권시켜주는 세상입니다.

곧 '정의가 올바로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란 '자유보수정신'이란 요상한 명목하에 실제로는 재벌기업의 이익을 위해 법을 바꾸고, 지역감정에 편승해서 몇 번이고 금뱃지를 독점하며, 복잡다단한 학연과 혼맥 카르텔을 통해 한 사회의 기득권을 좌우하며, 언론의 이름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평화 대신에 대결과 전쟁을 부추기며, 외국의 이익을 위해 현지 대변인 노릇을 하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이나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주인공 노릇하는 세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더욱이 서민들의 삶이 백척간두에 내몰려 있는 현실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국민들이 정부 돈맛을 알면 안 떨어져나간다"는 식의 파렴치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정치인이 '통치'하는 정당과는 정말, 정말, 정말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통치'를 거론하면서, 국민의힘 같은 정당에서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펼쳐보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기독교인들도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또 기독교인들도 마땅히 정치적 소명이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정치는 매우 중요한 '공공재'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세계에서, 기독교인들이 정치적 결정이나 행동을 하려면 결국 '좌'나' '우'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아주 많습니다.
이때 교양과 상식이 제대로 갖춰진 기독교인이라면 역사적인 당위성과 한 사회의 평균적인 시민의식에 기초하여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결정하면 됩니다. 여기에 괜히 '하나님의 통치' 같은 신앙 언어들을 갖다 붙이면서 자신의 정치적 행위를 '신령한 것'으로 둔갑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가 자신이 신앙하는 이념 혹은 신의 이름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하거나 참여할 때면 어김없이 대단히 불행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모두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교훈입니다.
애석하게도, 뜨거운 머리를 가진 '목사님 따님'은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벌써 큰 낭패를 맛보았습니다.
당사자는 황망하겠지만, 그러나 이게 다 '자신의 욕망'과 '하나님의 통치'를 구분하지 못한 죗값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잘 달랬으면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열혈 (우파) 기독 청년들에게 한 마디 당부합니다.
제발 차가운 가슴과 뜨거운 머리 대신에,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지성을 갖추시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의 머리가 뜨끈뜨근 해지기 시작할 때가, 사탄이 역사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따라서
여러분 교회의 목사님이, 찬양팀 인도자가 여러분의 머리를 달구려는 조짐이 보이거든, 당장 자리를 박차고 예배당을 탈출하기 바랍니다.
그게 여러분이 사는 길입니다.